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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손발 저림, 원인과 회복 기간
[봄담한방병원 칼럼] 결론부터 세 줄 ① 항암 손발 저림은 일부 항암제가 손끝·발끝까지 뻗은 말초신경을 손상시켜 생기며, 가장 긴 신경의 끝부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손발 끝에서 시작한다. ② 항암제를 끊은 뒤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약제 …
[봄담한방병원 칼럼]

결론부터 세 줄
① 항암 손발 저림은 일부 항암제가 손끝·발끝까지 뻗은 말초신경을 손상시켜 생기며, 가장 긴 신경의 끝부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손발 끝에서 시작한다.
② 항암제를 끊은 뒤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약제 종류와 누적 투여량에 따라 1년 넘게 남기도 하고, 백금계 항암제는 치료를 끝낸 뒤 몇 달간 오히려 심해졌다가 가라앉는 경우가 있다.
③ 한방병원에서는 손상된 신경이 회복되는 동안 기혈이 손발 끝까지 닿도록 순환을 돕고, 저림과 통증 때문에 수면과 걸음이 무너지지 않게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둔다.
항암 후 손발 저림은 왜 생기는 걸까
일부 항암제가 암세포뿐 아니라 말초신경까지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말초신경은 척수에서 출발해 손끝과 발끝까지 길게 이어지는데, 길이가 길수록 항암제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그래서 몸에서 가장 먼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에서 저림이 먼저 시작되고, 치료가 이어지면 손목·발목 쪽으로 올라오는 양말이나 장갑을 착용한 듯한 범위로 번진다. 감각을 전하는 신경이 움직임을 맡는 신경보다 먼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초기에는 저림·따끔거림·감각 둔화가 주된 증상이고, 힘이 빠지는 증상은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난다.

증상이 생기는 시점은 항암제가 들어간 뒤 몇 주 안인 경우가 많고, 투여 횟수가 쌓일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항암제가 몸에 누적될수록 신경이 받는 부담도 함께 쌓이기 때문이다. 같은 항암제를 같은 용량으로 맞아도 사람마다 정도가 다른 것은 원래의 신경 상태, 당뇨 같은 동반 질환, 함께 복용하는 약, 영양 상태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떤 항암제에서 손발 저림이 잘 나타나나
백금계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옥살리플라틴, 빈카알칼로이드 계열, 보르테조밉, 탁산계 항암제가 말초신경병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약제로 꼽힌다. 유방암에 흔히 쓰이는 파클리탁셀, 대장암에 쓰이는 옥살리플라틴이 환자들 사이에서 손발 저림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약제마다 나타나는 모습에는 차이가 있다. 옥살리플라틴은 투여 직후 찬 것을 만지거나 찬 공기를 마실 때 손발과 목이 저릿한 급성 반응이 두드러지고, 투여가 거듭되면 만성적인 저림으로 이어진다. 탁산계는 투여를 이어 가는 동안 서서히 심해졌다가 중단 뒤 천천히 좋아지는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어떤 약제든 저림의 정도는 누적 투여량과 투여 기간에 크게 좌우되므로, 약 이름만으로 자신의 경과를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치료를 끝내면 손발 저림은 언제쯤 나아질까
항암제를 끊고 나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줄어드는 경우가 가장 많다. 손상된 신경은 스스로 회복하려는 성질이 있지만 그 속도가 매우 느려서, 하루 이틀 단위가 아니라 달 단위로 변화를 봐야 한다. 치료 종료 뒤 몇 달 안에 저림이 눈에 띄게 줄고 1년 안팎에 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 반면, 증상이 항암치료를 끝낸 뒤에도 여러 달 이어지거나 일부가 그대로 남는 경우도 있다. 회복 기간을 가르는 것은 어떤 약제를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저림이 어느 범위까지 올라왔는지, 저림 외에 감각 둔화나 근력 저하가 동반됐는지다. 손발 끝에 머물고 감각 둔화가 가볍다면 회복이 빠른 경향이 있고, 무릎·팔꿈치 가까이 올라오고 물건을 쥐는 힘까지 떨어졌다면 그만큼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

항암이 끝났는데 저림이 더 심해지는 이유는
백금계 항암제에서는 치료를 끝낸 뒤에도 몇 달간 저림이 오히려 심해지는 현상이 알려져 있다. 특히 옥살리플라틴·시스플라틴 같은 백금계 약제는 항암제를 중단해도 증상이 곧바로 좋아지지 않는다. 몸에 남아 있던 약제가 신경에 영향을 계속 미치기 때문으로 설명되는데, 이 시기를 지나면 다시 서서히 나아지는 흐름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항암을 끝낸 지 한두 달 만에 저림이 늘었다고 해서 회복이 안 되는 것으로 읽지 않아야 한다. 이때 보아야 할 것은 당장의 정도가 아니라 석 달, 여섯 달 단위의 추세다.

손발 저림, 어디까지 지켜보고 언제 알려야 하나
저림이 손발 끝에서 머물고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지켜보며 관리할 수 있는 단계다. 반면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질이 어렵고, 발바닥 감각이 둔해져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거나 바닥이 두꺼운 양탄자 위를 걷는 느낌이 든다면 신경 손상이 생활 기능에 닿은 단계이므로 다음 항암 전에 반드시 담당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항암제 용량이나 일정을 조절할지는 종양내과가 판단할 일이지만, 그 판단은 환자가 증상을 말해야 시작된다. 참고 넘기면 손상이 더 쌓인 뒤에야 알려지게 되고, 그만큼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저림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이루거나, 뜨거운 것을 만져도 뜨거운 줄 모르는 상태 역시 알려야 하는 신호다.

한방병원에서는 항암 후 손발 저림을 어떻게 접근하나
한의학에서는 항암 후 손발 저림을 기혈이 손발 끝까지 이르지 못하는 상태로 본다. 항암제로 기운과 혈이 크게 소모된 데다, 손상된 신경이 있는 손발 끝은 몸에서 가장 먼 곳이라 흐름이 가장 먼저 끊기는 자리다. 그래서 한방병원에서는 손상된 신경 자체를 고친다고 말하기보다, 신경이 스스로 회복하는 동안 말단까지 순환이 이어지도록 돕고 저림과 통증이 수면·식사·걸음을 무너뜨리지 않게 관리하는 데 목표를 둔다.
구체적으로는 침과 약침으로 손발의 순환을 자극하고, 뜸으로 차가워진 말단에 온기를 더하며, 한약으로 소모된 기혈을 보충해 회복의 바탕을 만드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저림이 통증으로 이어져 잠을 설치는 경우에는 통증을 줄여 수면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먼저 다룬다. 이 접근은 항암치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항암 일정과 나란히 가는 것이어서, 현재 쓰는 항암제와 혈액검사 결과, 신경병증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한 뒤 치료 범위를 정하게 된다.

손발 저림이 있을 때 생활에서 조심할 것은
감각이 둔해진 손발을 다치지 않게 지키는 것이 첫째다. 뜨거운 물이나 찬 물에 손발을 담글 때는 온도를 손목 안쪽처럼 감각이 남아 있는 부위로 먼저 확인하고, 맨발로 다니지 않으며,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았는지 매일 들여다본다. 옥살리플라틴을 맞는 중이라면 차가운 음식과 찬 공기 노출을 줄이는 것이 급성 저림을 덜 겪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넘어짐을 막는 것으로, 발바닥 감각이 둔할 때는 밤에 조명을 켜고 다니고 욕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두는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셋째는 손발을 가볍게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손가락을 쥐었다 펴고 발목을 돌리는 정도의 움직임은 순환을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저림이 심한 날에 무리하게 걷거나 오래 서 있는 것은 피한다.

손발 저림이 영영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나요
일부가 남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백금계 항암제를 많은 양으로 오래 맞았거나 치료 중 저림이 무릎·팔꿈치 가까이까지 올라왔던 경우에는 1년이 지나도 손발 끝의 둔한 감각이 남기도 한다. 다만 남는 정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라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회복이 더디다고 느껴질 때는 처음 상태와 지금 상태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추세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항암 중에도 침이나 뜸 치료를 받아도 되나요
항암 일정과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한 상태라면 고려할 수 있다. 항암 중에는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가 떨어지는 시기가 있어서, 그 시기에는 침 치료의 범위를 조정하거나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서 한방병원에서는 최근 혈액검사 결과와 다음 항암 날짜를 먼저 확인하고 치료를 정하며, 항암제를 투여하는 병원에도 한방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두는 것이 좋다.

손발 저림에 비타민이나 영양제가 도움이 되나요
특정 영양제가 항암 손발 저림을 막거나 되돌린다고 확인된 것은 아직 없다. 현재로서는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을 확실히 예방하는 방법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고, 일부 영양제는 항암제의 작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임의로 먹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쪽이 안전하다. 영양제보다 먼저 볼 것은 끼니를 거르지 않고 단백질을 충분히 먹는지, 체중이 빠지고 있지 않은지다. 영양 상태가 무너지면 신경 회복도 함께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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