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중 한약, 병행 가능한 경우는

[봄담한방병원 칼럼] 🧑‍⚕️짧게 정리하면 ① 항암 중 한약은 조건을 갖추면 병행을 고려할 수 있다. 항암제를 투여하는 병원이 복용 사실을 알고 있고, 한의사가 항암제 종류와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처방한 경우가 그 조건이다. ② 병행 가능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

[봄담한방병원 칼럼]

🧑‍⚕️짧게 정리하면

① 항암 중 한약은 조건을 갖추면 병행을 고려할 수 있다. 항암제를 투여하는 병원이 복용 사실을 알고 있고, 한의사가 항암제 종류와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처방한 경우가 그 조건이다.

② 병행 가능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약재의 이름이 아니라 누가 어떤 정보를 가지고 처방했는가, 그리고 간과 신장이 두 가지를 함께 감당할 수 있는 상태인가다.

③ 한방병원에서 항암 중 한약은 암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항암제가 떨어뜨린 소화 기능과 체력을 받쳐 치료를 끝까지 받을 수 있게 하는 목적으로 쓴다.

항암치료 중에 한약을 같이 먹어도 되는 걸까

된다, 안 된다로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한약을 어떤 조건에서 먹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문제다. 항암제와 한약은 모두 몸 안에서 간과 신장을 거쳐 처리되기 때문에, 두 가지가 동시에 들어오면 서로의 처리 속도나 몸에 남는 정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항암제를 투여하는 종양내과에서는 환자가 어떤 한약을 먹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를 가장 경계한다. 반대로 말하면 어떤 한약을 왜 먹는지가 양쪽 의료진에게 공유된 상태라면, 병행 자체를 막아야 할 이유는 줄어든다.

병행을 고려할 수 있는 경우는 세 가지가 함께 갖춰졌을 때다. 첫째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병원에 한약 복용 사실을 알리고 반대 의견이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한의사가 현재 쓰는 항암제의 이름과 투여 일정, 최근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처방한다는 것이며, 셋째는 복용 목적이 암 치료가 아니라 부작용 관리와 체력 회복에 있다는 것이다. 이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병행이 아니라 임의 복용에 가까워진다.

한약이 항암제와 부딪힌다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간과 신장이 약을 처리하는 통로를 항암제와 한약이 같이 쓰기 때문이다. 항암제는 몸에 남는 양이 조금만 달라져도 효과와 부작용이 함께 달라질 수 있는 약이라서, 그 처리 과정에 끼어드는 것이 있으면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생긴다. 한약 역시 여러 약재가 들어가는 만큼 간에 일을 더 시키게 되고, 항암제로 이미 간 수치가 올라가 있는 상태라면 부담이 겹칠 수 있다. 한약이 항암 중에 조심스러운 약으로 여겨지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다만 이 우려의 상당 부분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약재나 민간에서 암에 좋다고 알려진 식물을 환자가 스스로 구해 먹는 상황에서 나왔다. 무엇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모르는 것을 먹으면서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경우, 문제가 생겨도 원인을 찾을 수 없다. 한의사가 항암제 정보를 확인하고 약재 구성과 용량을 정해 처방하는 한약은 이 상황과 같은 선상에 놓기 어렵다. 그래서 병행 가능 여부를 따질 때 먼저 봐야 하는 것은 약재의 이름이 아니라 누가 어떤 정보를 가지고 그 약을 정했는가다.

한의사는 처방 전에 무엇을 확인하나

현재 쓰는 항암제의 이름과 투여 주기, 가장 최근의 간·신장 수치, 그리고 지금 겪고 있는 부작용의 종류를 확인한다. 항암제 이름을 아는 것은 그 약이 간을 통해 처리되는지, 어떤 부작용을 주로 남기는지를 파악해 겹치지 않는 약재를 고르기 위해서다. 투여 주기를 아는 것은 한약을 언제 먹고 언제 쉴지를 정하기 위해서인데, 항암제가 들어가는 날과 그 전후 며칠은 한약을 쉬고 몸이 항암제를 처리하는 데 집중하도록 두는 방식이 흔히 쓰인다. 간·신장 수치는 한약을 처리할 여력이 남아 있는지를 보는 기준이 되며, 수치가 기준보다 높게 올라가 있다면 처방을 미루거나 구성을 줄이게 된다.

여기에 환자가 현재 먹고 있는 다른 약과 건강식품도 모두 확인한다. 진통제, 항구토제, 수면제처럼 항암 중에 함께 처방되는 약이 여럿이고, 환자가 따로 챙겨 먹는 홍삼이나 비타민, 버섯 추출물까지 더하면 몸에 들어오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 한의사가 이 전체 그림을 알아야 한약이 그 안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할지 정할 수 있다.

한방병원에서 항암 중 한약은 무엇을 목표로 쓰나

항암제가 떨어뜨린 소화 기능과 체력을 받쳐서 다음 주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몸 상태에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한의학에서는 항암치료를 받는 몸을 기혈이 소모되고 비위가 약해진 상태로 본다. 항암제는 몸의 힘을 크게 쓰게 하고, 그 과정에서 음식을 받아들여 기운으로 바꾸는 기능이 먼저 떨어진다. 못 먹으니 기운이 빠지고, 기운이 없으니 더 못 먹는 순환이 생기면 치료 일정을 지키기가 어려워진다. 한약은 이 순환을 끊어 먹을 수 있는 상태, 움직일 수 있는 상태를 되찾는 것을 목표로 쓰인다.

그래서 항암 중 한약은 메스꺼움과 입맛 저하, 피로, 손발 저림, 설사나 변비 같은 부작용 중 환자가 지금 가장 힘들어하는 것에 맞춰 구성이 달라진다. 암세포를 직접 겨냥하는 약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두는 것이 중요한데, 암을 치료하는 것은 항암제의 역할이고 한약은 그 치료를 몸이 견디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 이 역할 구분이 분명한 한약이어야 종양내과와도 같은 방향을 볼 수 있다.

병행 중에 한약을 멈춰야 하는 때는 언제인가

간 수치가 전보다 뚜렷하게 올라갔거나, 한약을 먹기 시작한 뒤 소화 불편이나 피부 발진처럼 새로운 증상이 생겼을 때다. 항암 중에는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하므로 그 결과를 한의사와 공유하면 변화를 놓치지 않을 수 있고, 수치가 움직이면 한약을 쉬고 원인이 어느 쪽인지 양쪽 의료진이 함께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항암제가 바뀌거나 새 약이 추가됐을 때도 한약을 그대로 이어 먹지 말고 다시 확인을 받아야 한다. 처음 처방할 때의 조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항암제를 투여하는 병원에서 한약 복용에 반대한다면 그 의견을 우선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대 이유가 특정 항암제와의 문제인지, 간 수치 때문인지, 일반적인 우려인지에 따라 한의사가 처방을 조정하거나 시기를 미룰 수 있으므로, 반대 의견을 들었다면 그 내용을 한의사에게 그대로 전달하면 된다. 양쪽이 서로의 판단을 알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병행의 전제다.

항암제 맞는 날에도 한약을 먹어도 되나요

항암제가 들어가는 날과 그 전후 며칠은 한약을 쉬는 방식이 흔히 쓰인다. 항암제가 몸에서 처리되는 동안에는 간과 신장이 그 일에 집중하도록 두고, 급성 부작용이 가라앉은 뒤부터 한약으로 회복을 돕는 흐름이다. 다만 며칠을 쉴지는 항암제 종류와 투여 방식, 환자의 간 수치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의사가 항암제 일정을 보고 정한 간격을 따라야 한다. 환자가 스스로 기간을 정해 먹다 끊다 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한약이 항암 효과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요

처방을 정하는 단계에서 그 가능성을 줄이도록 약재를 고른다. 항암제가 간을 통해 처리되는 약이라면 간의 처리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약재를 피하고, 항암제가 혈액 수치에 영향을 주는 약이라면 같은 쪽으로 작용하는 약재를 피하는 식이다. 그래서 한의사가 항암제 이름을 알아야 하고, 그 정보 없이 처방된 한약은 이 확인을 거치지 않은 것이 된다. 어떤 약재가 어떤 항암제와 맞지 않는지는 약마다 다르고 새로 확인되는 내용도 있으므로, 환자가 일반적인 목록을 외우기보다 처방하는 한의사가 현재 약을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이다.

홍삼이나 버섯 같은 건강식품도 같은 기준으로 봐야 하나요

같은 기준으로 봐야 하고,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식품은 처방이 아니라서 누구도 항암제와의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몸에 들어가고, 제품마다 성분과 함량이 다른데 환자가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약은 한의사가 구성을 정하고 혈액검사 결과에 따라 조정할 수 있지만, 건강식품은 그런 조정 과정이 없다. 항암 중에 홍삼이나 버섯 추출물, 각종 즙을 먹고 있다면 한약과 마찬가지로 항암제를 투여하는 병원과 한의사 양쪽에 모두 알리고, 먹어도 되는지를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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